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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삶이 없으니 글도 없다. 군대 얘기라면 무궁무진 하지만 난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내 안으로 침잠한 일정 농도 이상의 이야기는 다 쏟아낸 듯 싶다. 그건 '나의 삶'이라기보단 '나'자체에 관한 이야기들이니만큼 생각해보면 난 '내 삶'이란 것을 철저히 감추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니 남은 시간 동안은 '내 삶'을 짚어보련다. A+가 만점이라면 내 삶은 몇 점일까나.
ⅱ) 나는 우습게도 내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다. 자뻑이니 왕자병이니 아무래도 좋다. 그런 단어들은 어떤 의미에서든 돌아올 정답들이니까. 나는 내 행동에 거리낌이 없고 내 말투에 거침이 없으며 내 겉모습에 위축되지 않는다. 억울하게 생긴 얼굴을 하고 있어도 남들보다 한 뼘이나 작은 키를 가지고 있어도 태생이 시건방진 나는 부끄러움을 모르겠다. 내가 물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같은 또라이는 아니지만 그 당당함만큼은 닮았는 지도 모른다. 독선적이다 생각해도 좋다. 대부분은 지랄이라고 폄하하겠지만 난 세상에 빛나는 존재가 아니기에 이는 홀로서기의 한 방편이다. 난 수많은 돌무더기를 밟고 올라선 정석이 아니라 절벽에 뿌리내린 낙락장송이다. 거들떠 보는 이 없으나 모진 풍파를 자존심 하나로 꺾어버린 뿌리가 나에겐 있다. 내 긍지와 신념은 가볍지 않다. 타인의 처지를 껴안을 순 없더라도 홀로 서는 법을 배웠기에 내 처지 쯤은 추스릴 줄 안다. 바람이 차다. 허나 곧 볕이 바늘과 같이 내리 쬘 것이므로 각오를 새로이 다지지 않으면 안되겠다. 나에게 기적이 없다면 내가 기적을 행하면 되지 않겠나. 세상이 곧 메마를 것이기 때문에.. 난 더욱 강해져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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