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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두 블럭 건너에 임실치즈피자라는 가게가 생겼다. 처음엔 관심이 없다가 이것이 꽤 유명해진 뒤로 세 번 정도 피자를 시켜먹었다. 오늘도 갑자기 피자가 먹고 싶어 전단지를 뒤졌는데, 어라? 임실치즈피자 전단지가 두 개네? 게다가 박명수가 활짝 웃고 있는 '왕관표' 전단지엔 무려 "유사 상호가 난립하고 있으니 꼭 <왕관표>를 확인하시라."는 경고성 멘트가 적혀 있었다. 물론 다른 하나는 그간 이용했던 Bell임실치즈피자의 전단지였다. 무슨 조화인가 싶어 인터넷을 뒤졌다. 알고 보니 임실치즈피자라는 이름을 이용하는 회사가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지정환임실치즈피자, 왕관표(박명수), Bell, 그리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또 하나까지.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만해도 4곳이었다.
어디는 국산치즈가 10%밖에 안들어간다. 여기가 진짜배기다. 아니다. 공급업체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농협마크 찍힌 게 진짜다. 등등등. 대부분이 <카더라>통신이라 어느 것 하나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난 제일 맛있다는 지정환임실치즈피자를 선택했다. 허나 낭패, 우리집까지는 배달이 안되는 거리였다. 별 수 없이 다시 전단지로 눈을 돌렸다. 무엇을 골라야 하나. 그러다 문득 짧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껏 시켜먹었던 피자의 치즈는 사실 임실에서 생산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드니 그간 맛보았던 치즈맛을 확신할 수가 없었다. 똑같은 치즈를 먹었으면서 이미 각인된 인식이 맛을 규정해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생각이 감각을 지배한 것이라고나 할까? 전문 용어로 뭐 있을텐데,, 알면 좀 가르쳐 주시라. 가짜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업체에 대한 불신감으로 변했다. 근데 가짜면 어떤가. 내가 맛있게 먹었으면 된거지. 어차피 그동안 수입산 치즈 잘 씹어 삼켜오지 않았나. 이제와서 복잡하게 따질 것 있는가. 사는 게 다 똑같지.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고. 가짜도 진짜가 될 수도 있고, 진짜도 가짜가 될 수 있는 게지. 해서 도미노피자를 시켜먹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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